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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칼럼

박지원 "DJ 햇볕정책 버리라"는 충고 경청할 때

DJ 처조카 이영작 "햇볕정책은 실패" 용기 있는 주장, 박지원부터 반성을…그래야 '좌익 집안' 비판도 씻어



모처럼 용기 있는 글을 읽어 눈이 다 개운해졌다. 며칠 전 이영작(74)박사의 조선일보 칼럼 '햇볕정책은 실패했다'(920일자) 얘기인데, 세상 눈치 보느라고 지식인들이 할 말을 못하는 풍토에서 너무도 신선했다. 그 글에서 이영작 박사는 "호남인들이 김대중의 햇볕정책을 버리라"고 감히 조언했다.

 

호남의 상징적 인물인 DJ, 그의 유훈통치 격인 햇볕정책을 정면에서 거론한 것부터 예사롭지 않은데, 메시지도 간명직절하다. "DJ의 햇볕정책은 북한에 대한 오판과, 북한의 속임수에 뿌리를 둔 정책"이라는 지적인데, 호남은 물론 지식사회에 널리 파급될 것이 분명하다.

 

결정적으로 이 박사는 자신의 메시지가 햇볕정책의 망령에서 자유롭지 못한 야당에게 전달되길 원했는데, 그게 포인트다. "그래야(호남인들이 햇볕정책을 버려야) 호남표를 원하는 야당들도 합리적인 대북 정책과 적극적 한미관계를 받아들이게 된다." 세상이 알듯 이 박사는 DJ의 처조카(이희호 여사의 조카).

 

"DJ의 햇볕정책은 북한 오판"

 

그쯤 되니 사람들이 그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때가 되기도 했다. 필자의 경우도 이 교수의 발언에 하루 앞서 쓴소리를 쏟아냈다.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호남이 대한민국을 삼키고, 5.18특별법이 헌법 위에 올라탔다." 호남정서로 보자면 다소 거북할 수도 있을까?

 

'북핵 비호의 모사꾼 박지원, 코너에 몰리다'란 내 글의 톤이 좀 높지만, 차제에 현대사의 판도라 상자 뚜껑이 열리길 기대하는 마음뿐이다. 13년 전 김대중-노무현이 특검을 수용하는 척하면서 덮는데 성공했던 불법 대북송금 문제 규명 말이다. 그리고 DJ의 유훈에 매달리는 박지원의 실체도 차제에 좀 더 드러나야 옳다.

 

왜 우리는 박지원을 공격하는가? 호남 출신 유력 대권주자가 빈약한 상황에서 그 지역의 상징은 박지원이기 때문이다. 현재 더민주나 국민의당에서도 호남 출신 대권 후보가 없다. 강운태, 박주선, 정동영, 천정배 등이 대권행보를 한다지만, 말뿐이다.

 

이런 현실에서 호남 하면 떠오르는 건 박지원인데, 어깨가 무거운 그가 앵무새처럼 DJ 햇볕정책 계승을 외치니 그게 문제다. DJ의 이름까지 판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사드에 반대해야 한다는 DJ의 음성이 들려온다"는 식이다. "사드 배치는 국익에 어긋나며, 핵무장론 역시 한반도를 전쟁 위협에 빠트린다"며 피아(彼我) 구분을 못하는 수준이다.

 

여의도 정치판은 박지원 독무대인데, 이건 박지원이 밉고 고운 차원이 아니다. 국민 인식과 동떨어진 해법을 제시하는 한 정치인에 대한 걱정이다. 그래서 "호남표를 원하는 야당들도 합리적 대북정책을 만들라"는 이영작 박사 메시지에 가장 귀 기울여야 할 사람은 박지원이다.

 


 

좌클릭 안보관 가진 박지원은 지금 사면초가

 

이미 그는 사면초가다. 그간의 '안보 좌클릭'은 당내에서 도전받고 있고, 외부에서는 자유총연맹 김경재 총재가 압박 중이다. 2000년 초 현대그룹을 동원해 45000만 달러를 김정일에게 찔러준 불법송금으로 6.15정상회담을 '매수'했고, 노벨평화상을 챙긴 것에 대한 해명 요구다. 책임있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국회청문회 깜이고 정치생명에 치명적이다.

 

이런 국면에서 세간에선 박지원의 할아버지-아버지대로 올라가는 '대대로 좌익이던' 집안내력까지 캐는 중이다. 연좌제도 없어진 지금, 그로서는 당혹스러운 일이 분명하다. 그러나 '좌익냄새가 진동하는' 박지원의 행보가 오죽했으면 사람들이 저럴까를 그 자신이 생각해봐야 봐야 옳다.

 

필자가 파악한 건 이렇다. 우선 그의 할아버지 박락종. 일부 주장에 따르면 그는 194510월 남로당이 일으킨 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의 핵심인물이다. 정판사 사장으로 휘하 사람을 지휘해 6차례에 걸쳐 위폐 찍어내는 작업을 주도했다.

 

남로당 자금을 만들고 남한 경제에 혼란을 줄 목적인데, 훗날 무기징역형을 받았고, 목포교도소에서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락종이 박지원의 조부라는 근거는 없다. 동명이인일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이런 상황이니 박락종과 박지원 사이를 엮으려 하는 건 명백하게 무리이거나 팩트가 아니라고 봐야 한다.

 

반면 박지원의 부친 박종식은 동생 종국과 함께 좌익 활동가가 맞다. 박종식의 경우 광주학생항일운동(1929)때 두각을 나타냈고, 해방 이후 남로당 진도 책임자였다. 여순반란사건 때 국군 14연대 소속이었다가 반란군으로 활동했으니 확신범 좌익이기도 하다.

 

그는 반란군 활동을 하다가 피아골에서 은신하던 중 경찰에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사살했다고 하는 진도지역 경찰 두 명의 증언이 있고, 이걸 기록한 <진도군지>(1976년 발행)도 있으나 이 문건의 행방이 지금 묘연하다. 누군가 이런 흔적을 지우려 했다는 심증도 없지 않다. 흥미로운 건 박종식이 정부로부터 건국포장(포장증 1552)을 받은 점이다.

 

박지원이 독립유공자? 좌익 집안내력의 진실

 

세간에 알려진 건 DJ 정부가 줬다고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김영삼 정부가 맞다. (필자가 국가보훈처에 확인한 결과 건국포장을 받은 햇수는 1993년이다.) 박지원이 김영삼을 줄기차게 공격하자 뒤에서 타협이 이뤄졌고, 그게 건국포장 수여로 낙착을 봤다고 하는 설이 유력하다. 실제로 지금도 박지원은 독립유공자의 신분으로 월 80만 원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박지원은 DJ의 수하로 들어가기 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접근했는데, 당시 의원 공천을 받는 데 실패했다. 그것도 좌익사범 아버지 박종식 탓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박지원에게 건국포장은 집안 세탁과 본인의 입신양명을 위한 최선의 카드였던 셈이다.

 

답답하다. 언제까지 이런 얘기를 할 셈인가? 지금 이 순간 중요한 건 박지원의 회심(回心)이다. 그가 지금처럼 안보 좌클릭을 고집할 경우 DJ를 품에 안은 채 넘어지는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 때문에 "햇볕정책은 실패했다"는 이영작 박사의 진단을 경청하고, 대한민국 세력으로 돌아와야 정상이고 그래야 좌익집안 내력 같은 것도 모두 옛날 얘기로 돌릴 수 있다.

 

참고로 자유총연맹을 포함한 우파 시민사회는 지금 박지원의 정계 퇴출 그 이후까지 준비 중이다. 그 안에는 DJ의 노벨평화상 반납운동이 포함돼있다. 물론 핵개발 사실을 알고도 45000만 달러를 송금했다면, 그 당사자를 여적죄(與敵罪)로 사형할 수 있다는 입장도 변함없다.

 

그리고 이 문제는 더 이상 피하거나 우회할 수 없는 사안이기도 하다. 마침 대통령 발언까지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소위 대화를 위해서 줬던 돈이 북한의 핵개발 자금이 됐다"고 지적했는데, 그 발언의 무게를 박지원이 잘 가늠해보길 바란다.

 

[이 칼럼은 미디어펜(http://www.mediapen.com)의 글을 전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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