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기독교총연합회(북기총), 총신대 평화통일개발대학원이 주최·주관한 ‘2021 탈북민교회 통일준비포럼’이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총신대 종합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포럼은 북기총 유튜브 채널과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에서도 진행됐다.
정형신 목사(뉴코리아교회 담임목사)는 이날 첫 번째 순서로 ‘탈북민교회 기본 현황과 코로나19가 목회 현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 발제했다.
신학대학원 1학년 때부터 탈북민 사역을 시작한 정형신 목사는 국내 탈북민 사역과 북한 선교의 확산, 남북연합예배의 비전으로 탈북민 세 가정과 2011년 뉴코리아교회를 개척했다. 이후 4대째 북한 지하교인인 김은진 사모(통일부 통일교육원 통일교육 강사)와 결혼하여 동역하고 있다.
발제를 통해 정 목사는 “3월 말 현재까지 국내에는 총 68개 탈북민교회가 설립됐고, 설립연도는 2000년 이전에 2개, 2000년대 17개, 2010년대 47개, 2020년대 2개였다”고 밝혔으며, “68개 탈북민교회 중 북한 출신 사역자가 세운 교회는 42개, 남한 출신 사역자가 세운 교회는 25개, 중국 출신 사역자가 세운 교회는 1개이다”라고 말했다. 이 중 대성공사 평화교회를 포함한 10곳은 현재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정 목사는 “북한 출신 사역자를 통한 교회 개척은 2004년 첫 시작 이후 2005년, 2007년을 제외하고 매년 있던 반면, 남한 출신 사역자에 의해 개척된 교회는 실질적으로 2014년 이후 자취를 감췄다”며 “이는 북한 출신 사역자들이 신학 공부를 마치고, 혹은 그 과정에서 탈북민 사역의 일선 현장에 대거 등장하면서 남한 출신 사역자들이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내어준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탈북민교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설립 초기에는 남한 성도들은 섬기는 자, 탈북민 성도들은 섬김 받는 자로 역할 구분이 명확했으나, 이후 북한 출신 사역자가 증가하고 탈북민 성도들이 교회 안에 건강하게 자리매김해가면서 남북한 성도 구분이 희미해지고 교회의 짐을 나눠서 지는 형태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탈북민교회의 정의도 변화가 필요한 때임을 강조했다. 정 목사는 “탈북민이라는 특정 대상을 주요 사역목표로 삼았던 초기 탈북민 사역에서 벗어나, 통일선교의 큰 틀로 남북한 성도들의 통합을 이루어내는 방향으로 탈북민교회 사역이 변화하고 있다”며, “이제는 담임목회자의 출신 지역, 성도 구성원의 출신 비율만으로 탈북민교회를 정의하는 데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통일목회 혹은 통일선교교회의 큰 틀에서 탈북민교회를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 탈북민교회 기본 현황
현재 58개 탈북민교회의 현황을 파악한 결과, 서울(27개, 47%), 경기(14개, 24%), 인천(5개, 9%) 등 수도권 지역에 80%의 교회가 집중해 있었다. 서울에서는 양천구에 6개, 강서구·노원구·송파구에 각 3개씩, 도봉구·영등포구·용산구에 각 2개씩, 강남구·구로구·금천구·관악구·동작구·서대문구에 각 1개씩 소재지를 두고 있었다. 경기도는 고양시에 4개, 김포, 의정부에 각 2개씩, 부천, 성남, 안산, 안성, 평택, 포천에 각 1개씩 있고, 인천은 남동구·서구에 각 2개씩, 부평구에 1개가 있었다. 비수도권 지역은 경북(포항), 광주, 제주, 충남(천안, 아산)에 각 2개씩, 경남(창원), 대구, 부산, 울산에 각 1개씩 있었다.
정 목사는 “탈북민교회가 세워진 지역의 탈북민 거주 현황을 대조해보면 인구대비 교회 숫자는 제주도가 157명당 1개로 가장 높고, 경남이 1082명당 1개로 가장 낮았다”고 말했다. 이 외 수도권은 서울 258명당 1개, 경기 760명당 1개, 인천 579명당 1개, 비수도권은 부산 982명당 1개, 충남 857명당 1개, 대구 663명당 1개, 경북 546명당 1개, 울산 499명당 1개, 광주 294명당 1개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탈북민교회의 소속 교단은 58개 중 76%(44개)가 대한예수교장로회였다. 이 중 통합 14개, 합동 9개, 백석 4개, 고신 2개, 합동개혁 2개, 그리고 개혁, 개혁정통, 대신, 보수합동, 비전, 서울총회, 웨신, 합동보수, 합동중앙, 합동한국제일보수, 합신 등이 있었다. 또 기감 4개, 기하성 3개, 기성 2개, 나성 1개가 있고, 특정교단에 소속되지 않은 교회는 4개였다.
담임목회자의 출신 지역은 58명 중 북한 출신이 35명으로 60%, 남한(기타 외국 국적 포함) 출신이 22명으로 38%, 중국 출신이 1명으로 2%였다.
담임목회자의 연령대는 52개 교회 중 북한 출신의 평균 연령은 49세, 남한 출신 평균 연령은 55세였다. 또 30대는 3명, 40대는 17명, 50대는 21명, 60대는 10명, 70대는 1명으로, 40~50대(75%)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북한 출신 목회자의 경우 30대는 3명, 40대는 13명, 50대는 11명, 60대는 4명, 70대는 1명인데 반해, 남한 출신 목회자의 경우 30대와 70대는 없고, 40대는 4명, 50대는 9명, 60대는 6명이었다.
부교역자 유무를 조사한 결과 52개 교회 중 63%(33개)가 부교역자가 없었다. 정 목사는 “탈북민교회는 성도들의 신앙뿐 아니라 탈북민의 한국사회 정착, 교육, 취업, 가정, 상담 등 전방위적인 사역을 감당해야 하는 특징을 지니는데, 담임목회자 혼자 이 모든 것을 소화해 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하며, “함께 사랑의 수고를 감당하며 서로의 짐을 나눠질 수 있는 동역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 기준으로 월 평균 수입이 ‘200만원 이하’인 교회는 14개로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20개 교회의 월 평균 수입은 199만원, 평균 임대료는 93만원이다.
정 목사는 지난해 정기후원을 포함한 교회의 월별 재정 변화도 조사했다. 월 수입액이 ‘100만원 이하’ 교회(4개)와 ‘201~300만원’ 교회(3개), ‘501만원 이상’ 교회(2개)는 재정 변화가 없었다. 반면 월 수입액이 ‘101~200만원’인 교회 10개 중 2개 교회는 재정이 감소했다. 월 수입액이 ‘301~400만원’ ‘401~500만원’ 교회는 각각 한 개씩 증가했다.
정 목사는 “각 단위당 교회 수는 다소 변동이 있으나 전반적인 재정 상황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전하며, “교회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전체 재정의 약 30%는 외부후원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 탈북민교회와 동역한 교회들의 지속적 관심과 섬김, 각 교단의 미자립교회를 지원하는 정책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탈북민교회의 교인 수 변화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출석 교인 수가 ‘20명 이하’ 교회(5개)와 ‘61명 이상’ 교회(2개)는 코로나19 이후 각각 1개씩 감소했다. 반면 ‘21명 이상 40명 이하’ 교회(9개)와 ‘41명 이상 60명 이하’ 교회(4개)는 각각 1개씩 증가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20개 탈북민교회의 전체 성도 수는 684명에서 650명으로 34명이 감소했다.
정 목사는 목회자 개개인의 삶의 질은 큰 폭으로 하락하였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전체 탈북민교회 목회자 중 70% 이상은 100만원 이하의 사례를 받고, 이들 중 절반 이상은 고정 사례비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이들의 외부 사역은 대부분 중단됐고 이로 인한 수입과 후원 역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탈북민교회와 사명감으로 목회현장을 지키는 담임목회자 개인과 가정의 손을 잡아주는 동역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교단 내에 북한선교위원회 등의 기구가 만들어있지 않거나 군소 교단에 소속된 탈북민교회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지속적 소통을 이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후 마요한 목사(새희망나루교회)가 ‘탈북민 교회가 한국교회 북한선교 방향에 미친 영향’, 허남일 목사(그날교회)가 ‘탈북민 교회와 성도들을 통한 북한선교와 통일 준비’를 각각 발표했다. 논평은 김의혁 교수(숭실대), 길이진 강도사(나뭇가지교회), 강웅산 교수(총신대), 질의응답은 하광민 교수(총신대 평화통일개발대학원)가 각각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