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5 (금)

  • 맑음동두천 9.4℃
  • 맑음강릉 13.4℃
  • 맑음서울 10.2℃
  • 구름조금대전 11.6℃
  • 구름많음대구 13.9℃
  • 구름많음울산 12.5℃
  • 흐림광주 12.4℃
  • 흐림부산 12.3℃
  • 흐림고창 7.9℃
  • 흐림제주 11.6℃
  • 구름조금강화 8.0℃
  • 구름많음보은 9.7℃
  • 구름조금금산 8.8℃
  • 흐림강진군 12.0℃
  • 구름조금경주시 11.2℃
  • 구름많음거제 12.1℃
기상청 제공

조우석 칼럼

영화 '기생충'은 사회풍자 아닌 세상 갈아엎자는 메시지

엽기적 설정에 최악의 막장…그게 불편한 진실
감독 봉준호의 뒤틀린 反자본주의 마인드가 문제

URL복사

세상이 다 아는 봉준호 영화 '기생충'의 스토리는 이렇다. 블랙코미디이고 사회풍자라니까 그러려니 했던 걸 다시 더듬어보면, 그게 얼마나 뒤틀린 엽기인가를 확인할 수 있다. 20대 아들 딸을 포함해 부모까지 몽땅 백수인 송강호(기태 역)네 반지하집 가족이 스토리의 중심이다.  

 

영화가 시작하면, 아들이 학력위조로 IT업체 박 사장 딸을 가르치는 과외교사로 들어간다. 그걸 계기로 운전기사(아빠), 가정부(엄마), 미술 교사(딸) 등 온 가족이 그 집에 사기취업에 성공한다. 그 전에 일하던 사람은 다 내쫓아냈는데, 알고 보니 그 집엔 묘한 비밀이 있었다. 전 가정부가 자기 남편을 박 사장 집 지하에 몰래 숨긴 채 부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엽기적 설정이야 알레고리라니까 치자. 이 상황에서 송강호네와 전 가정부 부부는 주인이 없는 틈에 죽고 사는 밥그릇 싸움을 벌인다. 그 막장 스토리를 채 파악 못한 박 사장이 야외 파티를 벌이는 틈에 세 가족이 엉킨 무서운 싸움은 무려 4명이 죽는 연쇄살인극으로 치닫는다. 

 

봉준호, 당신의 악마적 재능

 

송강호의 딸, 전 가정부와 그의 남편이 상대가 휘두른 칼과 완력에 차례로 죽는다. 그게 다가 아니다. 흥분한 송강호는 평소 자기 몸에서 반지하층의 냄새가 난다고 혼잣말을 했던 박 사장의 가슴팍에 식칼을 꽂아 넣어 '계급투쟁의 복수전'을 완성한다. 생지옥도 이런 생지옥이 없다. 급기야 송강호가 박 사장 집 지하에 몸을 숨기는 것으로 영화는 일단 마무리된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사이의 대립은 지상의 사람과 지하의 사람으로 고착된다는 암시일텐데, 고약한 건 살인공범인 송강호 아들이 집행유예로 풀려나 이렇게 중얼거린다. "아버지, 그날이 올 때까지 기다리세요." 아무리 봐도 그건 세상을 갈아엎자는 섬뜩한 다짐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 '기생충' 스토리는 이게 전부다. 엽기적 사기취업에 연쇄살인 그리고 거기에 숨은 지독한 반사회적 충동…. 물어보자. 이런 게 사회풍자인가? 나는 그걸 봉준호식 반(反)자본주의 마인드의 결정판이라고 본다. '설국열차', '괴물'에서 보여줬던 뒤틀린 상상력과 좌빨 본능 말이다. 영화 만드는 잔재주가 있으면 뭘하나? 끝내는 그게 사회의 파국을 재촉하는데….

 

 

 

설사 그게 블랙코미디가 맞다면, 스토리가 달랐어야 했다. 영화 뒷부분을 지하실 두 가족이 합세해 박 사장 가족을 골탕 먹이는 정도의 귀여운 사기극으로 마무리했어야 옳았다. 봉준호는 그걸 거부한 채 살인극 피바다로 떡칠했고, 영화를 프롤레타리아혁명의 전주곡으로 만들었다.

 

찜찜한 게 한둘이 아니다. 우선 송강호네와 전 가정부 부부는 성격이 판이하다. 전 가정부 부부는 기생충으로 살지만 그래도 집주인에게 결코 적의를 드러내지 않았는데 봉준호는 그런 '덜 떨어진 프롤레타리아'에게 분연코 죽음을 선사한다. 왜 이런 미친 짓인가? 그게 무얼 뜻할까? 계급적 각성을 은밀하게 촉구하는 숨겨진 메시지에 다름 아니다.

 

또 하나 부자 기업인을 상징하는 박 사장네 가족은 결과적으로 완전 몰락했다는 점이다. 착한 CEO 박 사장은 이유 없이 죽임을 당했고, 부인(조여정)도 존재 자체가 없어졌다. 심약하고 어린 아들은 인디언놀이에 코 박을 뿐이고, 결정적으로 여고생 딸은 살인공범 기우를 등에 업고 도망친다.

 

복거일 책 '정의로운 체제로서의 자본주의' 

 

부자와 기업인이 가난한 자의 세계에 완전투항 내지 함몰한 것인데, 그게 바로 봉준호가 그리는 미래라고 나는 판단한다. 좌빨들이 말하는 결과적 평등까지 이룬, 다 함께 가난한 대한민국 말이다. 이런 해석이 좀 지나치다고? 아니다. 이 따위 영화에 거품을 물어온 수천 개의 엉터리 리뷰보다 내 해석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고 자신한다. 

 

물론 '기생충'은 웰 메이드(well-made)가 맞다. 단 '영화로 포장된 독극물'이란 판단엔 변함없다. 지구촌 화두인 사회양극화를 소재로 그토록 집요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칸 황금종려상에 이어 이 나라의 소망대로 다음 주 미 아카데미상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건 결코 한국문화의 자부심이 아니다. 그 정반대다. 세계문화의 타락을 이 영화가 견인하고 있는 꼴이다. 실은 '기생충' 따위가 내 관심은 아니다. 한국영화 전체와 우리 문화풍토가 문제다. 김대중 정부 이후 한국영화는 이미 독극물이다. 영화 대부분은 "이래도 대한민국이 반칙-특권이 판치던 더러운 나라였다고 믿지 않을래?"만을 반복해 묻는다. 

 

뿐인가? 영화 장르를 포함한 문화-교육-언론이 한꺼번에 병들었다. 그래서 아찔한데, 주제를 좁혀 말하자면 '기생충'은 '정의로운 체제로서의 자본주의'를 어떻게 이 나라의 개돼지 대중들에게 계몽할까하는 오랜 숙제를 우리에게 재확인시켜준다. '정의로운 체제로서의 자본주의'는 복거일의 책(삼성경제연구소, 2005년) 제목이기도 한데, 그 책 머리말을 헛똑똑이 봉준호에게 들려주는 걸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근년에 우리사회에선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이 거센 물살이 되었다. 활기찬 자본주의 체제 덕분에 우리사회가 한 세대에 빠른 발전을 이루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런 사정은 반어적(反語的)이지만, 우리는 그걸 느긋한 마음으로 음미할 처지가 못 된다.

 

그러기엔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은 우리의 안녕과 복지에 너무 큰 위협이다. 위협은 자본주의를 힘차게 변호하는 사람이 적다는 사정 때문에 한결 커진다.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60여 년 전 아프게 지적한 것처럼, 자본주의 혜택을 입고 앞장서서 자본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를 변호해야할 사람들은 결코 그들의 이상과 이익의 깃발 아래 싸우지 않는다. 대신 기회가 날 때마다 타협하고 투항한다." /조우석 언론인


[이 글은 미디어펜(http://www.mediapen.com)의 2월 7일자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뉴스윈스페셜

더보기
여성과 태아, 낙태 논쟁과 대안
송혜정 상임대표 | K-ProLife 낙태를 정당화하려고 하는 낙태 옹호자들 낙태법은 태아의 생명 보호를 목적으로 만든 법이다. 그런데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자들은 낙태문제를 말하면서 더 이상 태아의 생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 받는 여성의 상황으로 논점을 바꾸면서 낙태를 정당화하고 있다. 이들은 낙태를 형법으로 다루는 국가를 상대로 ‘낙태 비범죄화’ 개념을 내세웠다. 같은 말인 것 같으나 사실상 낙태법을 규정하는 시각을 바꿔버린 것이다. 그들은 ‘낙태 비범죄화’라는 용어로 마침내 국가의 ‘태아 생명 보호’ 의무를 희석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자들은 태아의 생명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는다. 태아의 생명을 거론하게 되면 더 이상 그들의 주장이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낙태 옹호자들은 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으로 자신의 몸과 삶이 제한당하는 것은 ‘행복 추구권’을 빼앗기는 것이라 주장했고 마침내 헌법불합치 판결을 이끌어 냈으며, 이제는 낙태 전면 허용을 향해 열심을 내고 있다. 또한 낙태한 대부분의 여성들은 낙태를 후회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낙태에 대한 정서적, 정신적 후유증까지 부정한다. 그러나 생명권이 행
낙태의 의료윤리와 대안
차희제 회장 | MD, 프로라이프의사회 1. 임신은 자연스런 일이다 임신을 하게 되면 엄마의 자궁에 들어선 수정란이 배아-태아의 시기를 거쳐서 점차 인간의 모습으로 성장하고 만삭이 되면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태어난다. 임신은 이렇듯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연적인 일은 자연이 가는 과정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순리이다. 그런데 자연적인 일에 인공적인 것이 개입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연적인 것을 자연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면 대부분 모든 것이 물 흐르듯 별 문제 없이 원래의 상태로 회복된다. 이것이 자연의 힘이자 위대함이다. 임신과 출산이 그러하다. 2. 낙태는 인공적인 개입이다 낙태는 정상적으로 잘 있는 자궁 속 태아와 그 부속물들을 인공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자궁 밖으로 억지로 배출시켜서 임신 상태를 끝장내는 행위이다. 따라서 이런 방식은 문제를 해결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오히려 새로운 문제가 시작되는 출발점이 된다. 인공적인 개입은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되기는커녕, 생각지 못했던 합병증이나 후유증으로 고통과 후회의 시간이 시작된다. 누가 낙태를 여성의 권리라고,
기독인의 낙태 이해
김길수 목사 | 생명운동연합 사무총장 1. 낙태의 정의 흔히 낙태라고 부르는 ‘인공 임신 중절’은 잉태된 태아를 자연 분만기에 앞서서 태모로부터 인위적으로 분리시킴으로써 생명을 소멸시키는 것을 말한다. 2. 낙태의 역사 낙태는 인류역사의 여명기로부터 시작되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는 낙태와 유아살해를 상당히 허용하였다. 플라톤은 『공화국』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상적인 사회』에서 낙태를 허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는 남아는 임신 40일 이후, 여아는 90일 이후 태아의 생명(영혼)이 시작된다고 보았다. 이는 도덕적 구분이 아니고 형상학적인 구분으로 이것이 현재 산부인과학에서 임신을 3기(초기·중기·말기)로 구분하는 기초가 되었다. 그러나 의학이 발전한 19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낙태시술이 극히 위험했기 때문에 모든 국가들이 이를 법으로 금지했다. 그러나 의학과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자 인구의 폭발적 증가는 후진국에서는 국가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이와 동시에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길목에서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대가족 중심에서 핵가족으로 지향하는 가족의 변화가 세계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진통 끝에 통과 되었던 북한인권법 文 정부서 외면당해!
기독교계와 정계 지도자들이 북한 인권을 외면하고 있는 현 정권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북한인권법 통과 5주년 및 화요집회 100회 기념 세미나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올바른 북한인권법을 위한 시민모임(올인모) 주최로 2일 오전 10시 비대면 화상으로 진행됐다. 세미나에는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진홍 목사(두레공동체운동본부), 태영호 의원,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이 강연 및 토론자로 참여했다. 2005년 북한인권법 발의자였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함께했다. 태영호 의원은 “북한인권법은 2005년 17대 국회에서 김문수 의원님에 의해 발의돼 11년 만인 2016년 19대 국회에서 여야의 극심한 갈등 속에 통과됐다. 비록 2004년 미국 북한인권법보다 많이 늦어졌지만, 본격적인 북한 인권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고 했다. 태 의원은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4년 동안 사문화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북한인권재단은 아직 출범도 못했다. 남북 인권 변화도 시도조차 못했다. 북한 인권 침해 사실을 국내외에 알리고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연구하는 북한인권기록센터는 4년째 공

포토뉴스‧만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