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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칼럼

아카데미상이 코앞인 영화 '기생충', 과연 멀쩡한 작품인가?

가진 자-기업인 모두 죽이겠다는 섬뜩한 정치영화
20세기 이후 계급투쟁 선동에 성공한 최악의 작품

감독 봉준호의 영화 '기생충'이 영국 아카데미 2관왕(각본상 등)에 이어 미국 아카데미상에 도전한다고 언론이 들썩인다. 미 영화계 최대 잔치인 미 아카데미상은 9일(현지 시간)에 열리는데, '기생충'은 이미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니 내친 김에 작품상·감독상까지 가자는 식이다.

 

한국영화가 미 아카데미상을 받는다면 영화 장르는 물론 우리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아니냐는 허장성세인데, 원로배우 신영균까지 나섰다. 그는 중앙일보에 연재하는 글에서 송강호·이병헌을 "한국영화를 이끄는 배우이자, 내가 아끼는 후배 연기자"라고 띄웠고,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유감이지만 이런 분위기에 나는 전혀 동의 못한다.

 

내 생각을 밝히자면,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은 한국영화의 고질적 좌편향을 더욱 더 고질화시킬 것이고, 눈에 안 보이는 중차대한 문화전쟁을 촉발시킬 위험성도 배제 못한다. 그걸로 그치지 않는다. '기생충'은 다 죽어가는 한국경제에 또 한 번의 결정적 타격으로 작용할 것이다. 

 

왜? 이 영화의 해악은 당신의 생각 이상이다. '기생충'은 한마디로 1917년 러시아소비에트혁명 이후 계급투쟁을 부추기는데 가장 거대하게 성공한 작품으로 봐야 한다. 지난해 국내에서의 대중적 흥행(1008만 관객 동원)에 이어 올해는 가히 전지구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프랑스 칸 영화제와 영국 아카데미에 이어 미 아카데미까지 호령하는 중이다. 

 

 

전 지구촌 문제 사회양극화

 

미국·일본 등 해외 개봉도 호조세라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생충'은 지난 수십 년 지구촌 전체의 화두인 사회 양극화를 소재로 그토록 집요하고 지독하게 만든 영화다. 나는 그걸 '영화로 포장된 독극물'이라고 감히 판단하다. 그런데 엄청 재미있다. 대중성까지 두루 갖춘 것이다.

 

그래서 놀랍다. 선전선동의 끝을 달리는 그런 영화가 소비에트체제가 끝난 한참 뒤인 21세기 초(超)산업국가 한국 땅에서 깜짝 등장했다는 이 지독한 역설을 어떻게 봐야 할까? '기생충'은 가난한 사람을 충동질해 부자와 기업인에 대한 적개심을 불어넣는 목적에 썩 충실하다. 그래서 새삼 물어봐야 한다. 왜 한국 땅에서 이런 작품이 튀어나왔을까?

 

우선 봉준호의 악마적 연출 능력 위력이 없지 않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요인은 한국적 풍토다. 대한민국은 지니계수 0.295가 보여주듯 소득분배가 훌륭한데도 스스로를 헬조선이라고 비하하고, 반기업 정서에 반시장 마인드가 극에 달한 괴이쩍은 곳이 아니던가? 

 

이런 최악의 사회풍토에서 탄생한 거대한 악의 꽃이 영화 '기생충'이라고 나는 규정하려 한다. 사람들은 그 영화를 블랙코미디 장르라고 규정하고, 영화는 영화일뿐이라고 발뺌하겠지만, 그 모두가 거대한 정치적 기만이다. 아무리 봐도 영화 '기생충'은 부자와 기업하는 사람 모두는 죽어 마땅하다는 메시지 전달에 충실한 정치 상품일 뿐이다. 

 

부자와 기업인, 그들이 굳이 죄가 없다고 해도 끝내 죽이고 말겠다고 하는 섬뜩한 적의(敵意)와 핏빛 적개심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그래서 '기생충'은 돈파와 좌파가 결합한 좌익상업주의가 악마적 위력을 발휘하는 한국영화판에서 만들어낸 최악의 괴물이 맞다.

 

 

전경련-대한상의의 직무유기

 

이 영화가 재미있다며 지난해 1000만 관객이 모여들었는데, 그걸 탓하고 싶진 않다. 이 작품을 뒤에서 지원한 게 얼빠진 모 대기업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나라의 정신 나간 언론은 그걸 두고 "할리우드를 정복한 문화사업의 승리"라고 부추긴다. 정신착란도 이런 정신착란이 없고, 나라 전체가 자기 눈을 찌르지 못해 안달이 난 꼴이다.

 

그럼 누가 이 영화에 대한 브레이크를 걸었어야 했나? 그건 지난해 6월 이 영화 개봉 때 전경련과 대한상의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이 했어야 했을 몫이었다. 그들이 공동성명을 내야하고, 부자와 기업하는 사람 모두를 죽이겠다는 영화 '기생충'의 상영 금지를 요청했어야 옳았다.

 

그걸로 그쳐선 안 된다. 위헌 소송을 헌재에 제기했어야 옳았다. 이 영화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는 헌법 제119조를 정면에서 어겼다는 것을 당당하게 공론화했어야 했다. 표현의 자유를 들먹이는 저들과의 문화전쟁을 한 바탕 치루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기생충'이 저 난리법석이 아닌가?

 

하지만 그런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영화 '기생충'이 끔찍한 작품이라는 걸 알면서도 모두가 쉬쉬했다. 외려 헛소리만 난무했다. 영화 뒷부분의 폭력 장면이 좀 과하다는 논쟁, 그리고 15세 관람가가 무리였다는 비판이 전부였다. 예술이니까 봐주자는 관대함이 대세였다. 

 

내 눈으로 본 '기생충'은 전 가족 사기단의 엽기나 장난 정도가 아니다. 송강호네 가족들을 호의와 순수함으로 받아들인 CEO 박 사장 가족을 표적을 삼은 끔찍한 살인공모극에 다름 아니다. 실제로 박 사장의 가슴팍에 송강호는 식칼을 꽂고 만다. 그럼에도 관객은 송강호네 가족에 감정이입이 돼 어느덧 그들 편을 들게 된다. 모두가 미친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복수극을 넘어 자기 예언적이다. 송강호 아들은 영화 말미에 "아버지, 그날이 올 때까지 기다리세요"라고 말하지 않던가? 운동권 냄새 술술 풍기는 그런 주술(呪術)은 프롤레타리아 세상을 앞당기자는 다짐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지 않던가? 그래서 되물어야 한다.

 

이런 게 영화이고, 예술이란 말인가? 그리고 한국문화의 자부심일까? 미안하다. 세상 모두가 이 영화의 승리를 자축하는 마당에 이 같은 소수의견을 내서 민망하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기생충'이 결코 멀쩡한 작품이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미진한 논의는 다음에 다시 다룬다. 관심 바란다. /조우석 언론인

 

[이 글은 미디어펜(http://www.mediapen.com)의 2월 5일자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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