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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에 가장 필요한 것은 표현의 자유다

뉴스윈코리아 기자2018.11.12 22:53:25

    이 만 석 목사

무슬림선교훈련원


아랍권에 가장 필요한 것은 표현의 자유다

이것은 최근에 터키에서 피살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가 죽기 전 워싱턴포스트에 마지막으로 송고한 원고의 제목이다. 카슈끄지는 터키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에 서류 발급을 위해 들어갔다가 실종되었는데, 그곳에서 잔인하게 살해되었음이 나중에 밝혀졌다.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먼저 살펴보면 그가 살해된 이유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자말 카슈끄지는 1958년 메디나에서 태어났다. 그의 할아버지는 터키인으로서 사우디아라비아의 건국자인 압돌 아지즈 알 사우드 왕의 개인 의사였다고 한다. 유명한 무기 거래상이자 40억 달러 부호인 아드난 카슈끄지의 조카이며, 다이아나 왕세자비와 데이트하다가 함께 교통사고로 숨진 도디 알 파예드의 사촌이었다.

 

카슈끄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초등, 중등 교육을 받았고 1982년에는 미국의 인디애나 주립 대학교경영학과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0년대 말까지 여러 일간지와 주간지의 기자부터 시작하여 편집장 및 해외 특파원에 이르기까지 언론인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특히 2003년에 사우디아라비아 일간지 알와탄의 편집장에 임명되었는데, 와하비즘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븐 타이미아를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2개월도 채 안 되어 사우디 정보국에 의해 해고되었다. 이 사건으로 그는 서구 사회에 자유진보 언론인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해고된 후 영국으로 가서 후에 주미 사우디 대사를 지낸 투르키 알 파이살왕자의 언론 보좌관으로 일하다가 2007년 일간지 알와탄의 편집장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2010년 쌀라피 이슬람에 도전하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했다는 이유로 다시 압력을 받고 퇴사했다. 그의 진짜 사임 이유는 사우디왕국의 가혹한 이슬람율법에 비판적인 내용을 게재해 당국자들을 불쾌하게 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카슈끄지는 사우디 고위 인사들과 친분을 유지했다. 사우디 내에서는 뉴스 방송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바레인에 가서 사우디 갑부인 왈리드 빈 탈랄왕자와 미국의 경제뉴스지 불룸버그 TV’의 도움으로 위성방송 알아랍뉴스 방송을 설립했다. 그러나 바레인 야당인사 를 출연시키면서 방송 11시간 만에 바레인 당국에 의해서 폐쇄되었다. 그는 MBC(Middle East Broadcasting Center), BBC, Al Jazeera, Dubai TV 등의 정치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2012~16년까지는 알아라비아지에 정기 사설을 게재했다.

 

201612월 그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당시 트럼프 당선자와 관계개선을 모색 중이던 사우디 정부에 의해서 언론활동을 금지 당했다. 2017년 미국으로 건너가서 워싱턴포스트에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사우디 정부의 여러 가지 정책들을 비판했으며, 특히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영국과 미국의 주요 방송에 아랍 세계 전문가로서 정기 출연했으며 사우디 정부가 강경 와하비즘에서 돌이켜 남녀의 인권을 동등하게 인정하고, 사우디 국민들은 투옥될 걱정 없이 자기 마음에 있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아랍 세계에서 그의 트위터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2백만 명에 달했다는 것을 보면 그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내용들을 위키피디아 영문판에 그의 이름 ‘Jamal Khashoggi’를 검색하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되어 있다.

 

카슈끄지는 9월 말경 결혼 관련 서류를 발급받기 위하여 터키 여대생인 약혼녀와 함께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을 방문했다. 영사관은 그의 얼굴과 이름을 확인하고는 며칠 후 다시 오라고 하고 즉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그의 출두를 보고했다. 그러자 15명의 행동대원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터키로 입국하였고, 소문에 의하면 그 행동대원들은 102일 카슈끄지가 대사관에 나타나자 그에게 달려들어 그를 참수하고 시신을 토막해 처리한 후 곧바로 귀국해 버렸다. 그를 살해한 15명 중 9명이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경호부대원들이거나 관련자들이며 그들 중에는 칼과 톱을 준비한 시신 부검 전문가도 포함되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즈등 외신은 보도했다.

 

약혼녀의 신고를 받은 터키 정부는 즉시 조사에 착수하고 사우디 정부와 공동조사팀을 구성했다. 터키 정부는 카슈끄지가 살해되었다는 확실한 증거로 살해 당시 음성녹음 파일을 확보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 정부는 처음에 그가 행방불명되었다고 주장하다가 결국은 사소한 의견충돌로 주먹다짐이 발생하여 사망했다며 그의 죽음을 인정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우디 정부에게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으며 이미 처벌할 관련자들을 발표한 상태다.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사건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사실 이슬람권에서 언론인 살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표현의 자유나 신성 모독죄에 관한 이슬람의 잔인한 처벌은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와 동행할 수 없다. 이 사건은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고 공권력을 동원한 폭력과 살인으로 언론을 자신들의 뜻대로 몰고 가려는 시도가 얼마나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이슬람에서 잔인한 처형대상인 신성모독 죄에 해당되는 표현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알라(Allah)에 대해서 안 좋게 말하는 것(speak ill of)

2. 무함마드의 결점을 말하는 것(find fault)

3. 무함마드나 그의 가족을 대수롭지 않게(Slighting) 말하는 것

4. 자신이 선지자라고 주장하는 것

5. 무함마드의 얼굴을 그리거나 영화로 만드는 것

6. 장난감 곰에 무함마드의 이름을 붙이는 것

7. 금지된 행동을 하면서 알라의 이름을 들먹이는 것

8. 이슬람의 결점을 말하는 것

9. 이슬람은 아랍의 종교라고 말하는 것, 하루 다섯 번씩 기도할 필요 없다고 하는 것, 꾸란은 거짓말로 가득 찼다고 말하는 것

10. 환생을 믿거나 내세를 부인하는 것

11. 무신론이나 세속적 관점을 표현하는 것이나 그런 것을 출판하거나 퍼뜨리는 것

12. 비무슬림이 무슬림들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

13. 무슬림이 다른 종교로 개종하도록 기도하는 것

14. 이슬람 전통을 장난으로 여기는 것

15. 꾸란을 허락 없이 번역해서 출판하는 것

16. 요가를 하는 것

17. 이슬람 학자를 모욕하는 것

18. 유대인이나 배화교도의 복장을 착용하는 것

19. 금지된 행동을 금지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

20. 비무슬림들의 종교축제에 참여하는 것

21. 비무슬림이 꾸란을 만지는 것

22. 모스크의 벽에 침을 뱉는 것

23. 꾸란을 태우는 것

24. 꾸란을 찢거나 낙서를 하는 것

25. 손을 씻지 않고 꾸란을 만지는 것

26. 허리보다 낮은 위치에 꾸란을 두는 것

27. 꾸란을 베게로 이용하거나 발로 차거나 침을 바르는 것

28. 어떤 사물이나 인간을 알라(Allah)와 동급으로 여기는 것

29. 무슬림이 타종교로 개종하는 것

30. 무슬림을 타종교로 개종시키는 것

 

이런 목록들은 실제로 이슬람권에서 집행되어 율법으로 처벌받은 사건들을 참조해서 만든 것이다. 파키스탄 형법에는 신성모독법이 있어서 무함마드를 모독하면 사형까지, 꾸란을 모독하면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다.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파키스탄의 아시아비비 사건을 들 수 있다. 그녀의 본명은 아시아 노린(Asia Noreen)이었다. 노린의 가정은 쉐이크푸라 마을의 유일한 기독교 가정이었기 때문에 이슬람으로 개종하라고 많은 압력을 받고 있었다. 동네 사람들은 그녀가 기독교인이기 때

문에 불결한 사람(나지스)으로 여겼다.

 

20096월 노린은 농장에서 일을 하다가 우물 가까이에 있는 낡은 금속 컵으로 물을 떠먹게 되었는데, 그것을 이웃 무슬림 여인이 발견하였다. 그 이웃은 노린의 가족과 재산상 손해 문제로 다툼이 있었다. 그녀는 노린에게 화를 내면서 불결한 기독교인이 왜 무슬림들이 먹는 컵으로 먹었느냐고 따졌다. 노린은 자신의 종교를 경멸하는 말을 들자 속이 상해서 내가 믿는 예수님은 인류를 위해서 십자가에서 목숨을 내어 주셨는데 무함마드는 인류를 위해서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다.

    

 

이웃 여인들이 동네 이맘에게 노린이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독하는 말을 했다고 보고했다. 동네 사람들은 몰려와서 노린과 그 가족들을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구타했다. 노린은 신성모독죄로 체포되어 1년 후인 201011월 첫 재판을 받았는데 쉐이크푸라 법원의 모함메드 이끄발 판사는 그녀에게 사형(교수형)’과 미화 1,100 달러를 납부하도록 판결했다.

 

노린은 자신이 재판 받던 날을 이렇게 묘사했다.

 

나는 얼굴을 파묻고 혼자 울었다. 군중들은 증오에 가득차서 나처럼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것을 죽이라고 소리치는데 나는 더 이상 그들을 볼 수 없으나 그들의 소리는 들린다. 군중들은 판사에게 기립박수를 보내면서 그 여자를 죽여라. 그 여자를 죽여라,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친다. 법원 건물은 흥분한 군중들이 문을 부수고 들어와서 거룩한 선지자의 원수를 갚자,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친다. 나는 낡은 쓰레기 자루처럼 차에 던져지고그들 눈에 나는 인간도 아니다.

 

노린에 대한 판결이 있은 후 1개월 뒤에 한 무슬림 성직자는 그녀를 죽이는 사람에게 자신이 50만 파키스탄 루피(한화 약 1,150만원)를 주겠다고 선언했고, 율법이나 상금 때문이 아니라도 노린을 죽이겠다는 사람들이 약 천만 명에 이른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고 한다. 이탄 왈리 모스크의 가리 모함메드 쌀림이라는 이맘은 노린에게 사형이 언도된 것과, 군중들이 그녀를 석방시키면 우리들 손으로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외쳤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신성모독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펀잡 주의 주지사 살만 타시르와, 파키스탄 정부의 유일한 비무슬림 장관이었던 샤버즈 바티는 모두 암살당했다.

 

아시아 비비는 지금 9년 째 감옥에 갇혀 있고 상고심은 여러 차례 이유 없이 연기되었다. 파키스탄 대법원은 지난 8일 아시아 비비에 대한 상고심을 열고 판결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대한 발표를 연기하고 있다. 파키스탄 강경파 무슬림 정당인 TLP만일 이 여성을 석방하면 그렇게 판결한 판사들은 끔찍한최후를 맞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대규모 항의 시위까지 벌였다.

 

아시아 비비가 석방되면 죽이겠다고 벼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석방되더라도 안전문제 때문에 이미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난민으로 받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언론인 카슈끄지가 아랍세계에 필요한 것은 표현의 자유라고 역설했지만, 그의 죽음이 보여주듯이 이슬람권의 표현의 자유는 신성모독법 때문에 불가능하다. 그게 아니라고 변명하는 사람들은 속고 있거나 속이고 있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은 현실이 증명하고 있다.

 

인간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나님은 전능하시다. 무슬림들이 눈을 떠서 진리를 발견하고 진정한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날이 속히 올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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