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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표현 규제’ 무엇이 문제인가

합의조차 안 된 '혐오' 의미...표현·양심·종교·학문의 자유 침해

뉴스윈코리아 기자2018.05.07 22:18:52

혐오표현 규제무엇이 문제인가1)

 

   


   문재인 정권 실세인 현직 행정안전부 장관 겸 국회의원이 지난 2혐오표현규제법안을 대표발의 해 오해 아닌 오해를 샀다. 국민의 양심·사상·종교의 자유를 옥죄려 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으로 교계와 사회 일각에서 항의하는 소동이 일자 법안을 일단 철회했다. 교계는 그럼에도 표현·양심·종교·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수 있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혐오표현 규제논리 속에 숨어 있는 해악성을 짚어 본다.

 

1  이 글은 201836일부터 국민일보에 4차례 게재된 혐오표현 규제 무엇이 문제인가기사를 수정 보완한 것이다. 기사의 기본 얼개는 음선필 민성길 길원평 교수, 조영길 이상현 변호사가 작성한 종교적 신념과 관련한 문제를 법제화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현상’(국회운영위 정책연구개발용역 보고서)에서 가져왔다.

 

. 표현·양심·종교·학문의 자유 침해

혐오 낙인찍힐까봐 입도 벙긋 못할라

 

동성애 퀴어축제 결사반대. 인류 생명 질서, 가정, 사람 질서가 무너지면 이 사회도 무너진다.” “나는 동성애가 죄악이라고 믿는다.” “동성애는 병이며 죄악이다.”

장시간 혐오표현 연구를 해 온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이런 비판을 혐오표현이라고 규정했다.2) 만약 혐오표현규제법이 통과됐다면 동성애에 대한 단순한 비판, 의견표명만 해도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맞을 수 있었다.

 

2  홍성수, 말이 칼이 될 때, 57, 157, 어크로스, 2018.

 

합의조차 안 된 혐오, 도대체 무슨 뜻?

 

그렇다면 혐오표현이 도대체 무엇을 뜻하기에 법까지 만들어 규제하려 했던 것일까. ‘혐오의 의미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미워하고 꺼림, 싫어하고 미워함으로 나온다. 즉 싫어하는 감정으로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혐오표현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한국사회에서 합의조차 되지 않았다. 실제로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4월 발표한 혐오표현 규제의 국제적 동향과 입법과제보고서는 혐오표현의 정의에 대한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이유는 혐오라는 용어 자체가 가지는 불명확성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3) 즉 혐오가 무엇을 뜻하는지 정의조차 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혐오표현 규제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직 국회의원 신분으로 혐오표현규제법안을 대표발의 한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혐오표현이 개인 또는 집단이 갖고 있는 특성을 차별하거나 분리·구별·제한·배제하는 내용을 공개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차별, 폭력 또는 증오를 선동·고취하는 행위라고 일방적으로 규정했다.

 

소위 혐오는 감정적으로 싫은 것을 넘어서 어떤 사람들을 부정하거나 차별하고 배제하려는 태도4)의 뜻인데, 문제는 이 같은 정의가 인간 내면의 자연스러운 감정까지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영길 변호사(법무법인 아이앤에스)사람이라면 누구나 살인 강간 수간 근친상간 동성애 등 어떠한 부도덕한 가치에 대해 싫어하는 감정을 느끼게 돼 있다면서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감정인데, 만약 이걸 혐오로 낙인찍어 통제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으냐고 반문했다.

 

조 변호사는 혐오표현규제법은 국민의 사상과 감정을 일률적으로 통제하겠다는 것으로 대단히 위험스러운 초헌법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3  국회입법조사처, 혐오표현 규제의 국제적 동향과 입법과제, 9, 현안보고서 제 306, 2017.

4  홍성수, 말이 칼이 될 때, 24, 어크로스, 2017.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 짓밟는 혐오논리

 

표현의 자유는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요건이다.5) 그래서 대한민국 헌법 제21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가 보장 된다고 못박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는 여론의 자유로운 형성과 전달에 따라 다수의견을 집약시켜 정치질서를 생성·유지시킨다. 시민들은 사상의 자유시장(market place of ideas)에서 다양한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토론하며 설득과 합의를 거친다.

     

이런 원칙에 따라 시민들은 한국사회의 근간을 위협하는 동성애, 동성혼, 반사회적 종교집단, 이슬람 테러 등 공익사항에 대해 비판한다.6) 공동질서, 공동체 유지와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에 공적 관심사(Public concern)에 대한 양심·종교·학문·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최대한 보장 받는다.7)

 

<>소위 혐오표현은 다음 3가지 명예훼손 조각사유를 충족시킬 때 뭐라고 불러야 할까?8)

 


그렇다면 소위 혐오표현으로 불리는 동성애와 이슬람, 이단에 대한 비판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고 사실을 적시했으며 비방목적이 없었다면 어떻게 될까. 명예훼손 조각사유에 해당돼 법적 처벌이 불가능해질 것이다(표 참조).

 

이처럼 법적 처벌이 불가능해진 표현은 뭐라고 불러야 하는 것일까. 기분 나쁜 발언, 혹은 감정을 상하게 하는 발언, 아니면 객관적인 비판이라고 불러야 할까. 아니면 애정 어린 충고라 해야 하는 것일까.

 

그런데도 일부 비판적 언어와 표현이 누군가에게 괴로움을 준다고 혐오표현으로 낙인찍어 민·형사 및 행정 제재로 전면 차단시키겠다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를 차단시키겠다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특히 동성애 운동가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고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으려고 하고 있다.9)

 

고영일 변호사(법무법인 가을햇살 추양)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사상의 자유로운 교환이 가능하다면서 동성애와 동성혼, 사이비 종교, 종북사상이 사회에 정말 도움이 된다면 반대측의 비판에 반박하고 납득시키면 될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사회적 토론과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법률이라는 강제력을 동원해 반대주장을 짓밟는다면 주체사상에 찌든 북한이나 중국식 사회주의와 다를 게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5  대법원 2016.3.10. 2012105482.

6  혐오가 아니라 국가미래가 걸린 중요한 공적 주제라 비판하는 것”, 2017417일 국민일보 인터넷 기사,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1403708&code=61221111&cp=nv

7  대법원 1998.7.14. 9617257.

8  백상현, 동성애 is, 134, 미래사, 2015.

9  마이클 브라운, 자유와인권연구소 번역, 성공할 수 없는 동성애 혁명, 49, 쿰란출판사, 2017.


. 도대체 어디서 어디까지가 혐오?

모호한 혐오 잣대로 비판 옥죄려 해

 

지난 1월 국내 최대 동성애자 단체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행성인) 페이스북에는 해머로 벽을 부수는 사진이 올라왔다. 벽면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염안섭 수동연세요양병원장, 김지연 약사 등의 얼굴 사진이 붙어있었다.

 

행성인은 가벽을 철거하는 김에 혐오선동 세력을 깨부수는 의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댓글에는 감사합니다. 체기가 가셨어요, 진짜” “아오, 속이 다 후련하네요” “사이다 퍼포먼스라는 글이 달려있었다.10)

    

 

사진을 본 염 원장은 남성 동성애자 사이에서 유행하는 에이즈의 실체를 알리고 동성 간 성행위를 즐기다가 에이즈에 감염돼 죽음을 앞둔 환자를 돌보는 의료행위가 어떻게 혐오라는 건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동성애자가 망치로 내 얼굴을 찍는 장면을 보는 순간 테러 위협을 느꼈다면서 어느 쪽이 진짜 혐오세력인지 보여주는 사진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생긴다. 부도덕한 소수의 성행위자들은 해머로 특정 인사의 얼굴을 찍어 내리며 폭력을 유발하는 편견, 증오범죄에서 제외되는 특권을 갖고 있다는 말인가. 테러에 가까운 이들의 행위가 사이다라는 칭송을 들을 만큼 정의로운 행위에 속한다는 말인가.

 

사회적으로 다수이든 소수이든 위험성의 정도엔 차이가 있겠지만 소수라고 해서 소위 혐오표현의 해악이 작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혐오표현의 주체에 따른 구분은 의미가 없으며 표현의 주체에 따른 구분은 하지 않는 게 적당하다는 게 학계의 평가다.11) 결국 반동성애 집단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인사의 얼굴사진을 해머로 내리찍는 행위는 그들이 그토록 경멸했던 혐오행위였던 셈이다.

 

10  https://www.facebook.com/LGBTQaction/photos/pcb.939816909516488/939816416183204/?type=3&theater

11  박해영, 혐오표현에 관한 헌법적 고찰, 공법학연구, 141, 20158.

 

불명확한 용어로 반대자 공격에 사용

 

법적 용어는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명확해야 한다.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고 그에 대한 형벌이 무엇인지 분명해야 한다. 용어가 불명확하면 법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법을 위반했을 때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 혼란이 생겨 법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흔들린다.12)

 

따라서 혐오표현을 그토록 규제하고 싶다면 혐오가 무엇이고 혐오표현이 무엇을 뜻하는지 용어개념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즉 명확한 법적 용어를 잣대로 건전한 비판과 충고, 의학적 팩트 설명, 공공의 이익을 위한 비판, 해머로 상대방의 얼굴사진을 찍는 행위 중 어떤 것이 혐오표현에 해당하는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혐오표현은 고사하고 혐오에 대한 역사적·사회적 합의조차 내리지 못한 상태다.

 

자유와인권연구소 박성제 변호사는 혐오표현규제법안으로 규제하려 했던 표현은 형법상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로도 얼마든지 처벌 가능하다면서 그런데도 개념조차 명확하지 않은 혐오라는 구성요건으로 동성애와 이단 종북사상을 비판한 대법원 판례 소개, 의학적 소견발표와 충고, 싫어하는 표정, 악수 거부까지 모두 처벌 대상으로 삼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12  김혁기, 법의 명확성에 대한 개념적 고찰, 성균관법학 제21권 제2, 524, 20098.

 

수시로 변하는 혐오피해 감정 측정을 어떻게?

 

혐오표현 규제의 위헌성은 그 피해를 측정하는데 있어 내면의 감정에 의존해야 한다는 데 있다. 혐오표현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감정에 따라 체감도가 달라진다. 따라서 감정적으로 얼마나 피해를 봤는지는 당사자만이 알 수 있다.

 

하지만 김부겸 의원이 대표발의 했던 혐오표현규제법안은 당사자가 아니라 표현행위를 한 사람에게 혐오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도록 입증책임을 돌려놨다. 쉽게 말해 혐오발언을 한 사람이 혐오표현 피해자의 심리적 피해가 사실과 다르다고 증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천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무슨 뜻인지 알았다면 이런 법안을 내놓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혐오표현 규제대상 선정에도 문제가 있다(표 참조). 인종, 장애, 피부색, 언어, 출신지역, 신체조건 등은 절대불변의 속성인데다 선택 가능성이 없어 비판해선 안 된다. 흑인을 깜둥이, 재일 한국인을 조센진으로, 경상도 사람을 문둥이로 폄훼하면 혐오가 맞다. 학력, 고용형태, 사회신분,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은 선택 가능성은 있지만 극히 제한적이어서 비판 대상으로 보기 힘들다.

    

 

반면 성적지향과 종교, 사상 등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개인이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고 성 중독에 따른 의료비 지출과 도덕적 문란, 시한부종말론 유포, 사회혼란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성적지향을 뜻하는 동성애, 양성애, 다자성애, 수간, 근친상간 등은 옳고 그름의 도덕적 문제로 자유로운 비판이 가능하고 정당한 구분, 차별 사유가 되어야 한다.13)

 

정선미 변호사(한국교회언론회 자문위원)동성애자, 종북론자, 이단들이 일시적인 성적취향과 종북사상, 시한부종말론을 인종, 피부색, 장애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고 실제 사례나 문제점 등 진실에 대해 언급조차 못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회된 혐오표현규제법안은 법적으로 명확하지 않고 모호한 혐오라는 잣대가 들어있었다면서 국민들이 입도 열지 못하게 하면서 이를 처벌하려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 깔려있었다고 지적했다.

 

13  음선필, 동성애 동성혼 개헌반대 국민연합 창립대회 및 세미나 자료집 중 성평등보장규정 신설 개헌의 의미와 효력’, 3, 2017.

 

. ‘이 말 해도 되는 걸까위축 효과

정당한 표현조차 스스로 입 닫을 가능성

 

국가는 단순히 어떤 표현이 가치 없거나 유해하다는 주장만으로 그 표현에 대한 규제를 정당화할 수 없다. 그 표현의 해악을 시정하는 1차적 기능은 시민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사상의 경쟁 매커니즘에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2014년 헌법재판소 ‘2011헌바254’ 결정)

 

대한민국은 양심·사상·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정상적인 민주 국가는 사상의 자유시장이론에 따라 어떤 주장의 옳고 그름을 직접 판단하지 않고 시민사회에 맡긴다. 이를 사상의 경쟁 메커니즘이라고 한다.14)

 

그렇다고 표현의 자유가 무한정 허용되는 건 아니다. 민주적 기본질서와 국가 권위를 손상시킬 때, 폭력, 음란 등 과도한 묘사로 미풍양속을 해치거나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때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제한된다.

 

14  성중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헌심사기준의 재정립 문제, 286~287, 307, 2015 변호사(48), 2015.

 

표현·종교의 자유 위축시킬 가능성 높아

 

이렇게 두텁게 보호받는 사상의 자유라 할지라도 과도한 혐오표현·차별규제 논리에 따라 법률이 통과되면 위축된다. 국가가 나서 표현을 검열·억압하는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특정 집단을 옹호하고 반대의견을 차단하려는 성격이 짙은 차별금지법, 혐오표현규제법이 통과되면 위축효과가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돼 있다. 시민들은 공권력 처벌이 두렵기 때문에 자신의 표현이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 표현행위를 억제한다.15) 이렇게 되면 합법적이고 정당한 표현 행위조차 자제하게 된다. 이처럼 검열이 일상화되면 표현과 신앙의 자유 규제가 자연스러운 사회가 된다. 한국교회가 차별금지법을 강력하게 저지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승규 전 법무부 장관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동성애, 이단, 이슬람 테러 등 공적 관심사에 대해 위축효과 없는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은 필수라면서 만약 차별금지법이나 혐오표현규제법이 통과되면 성경적 가치관에 따라 동성애와 이단, 이슬람을 비판하는 기독교인들이 최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이어 인간은 누구든지 헌법질서나 도덕에 반하지 않는 한 자신의 인격·신앙을 자유롭게 표출할 권리를 지니고 있다면서 차별금지법, 혐오표현규제법은 애매모호한 데다 명확성마저 결여돼 표현과 신앙의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할 게 뻔해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5 임영덕 김형성, 위축효과에 대한 비교법적 고찰, 성균관법학 제21권 제2, 18, 20098.헌재 1998.4.30. 95헌가16, 판례집 제101, 327.

 

표현 규제하려면 더욱 우월한 법익 제시해야

 

한국에는 표현을 규제하는 법률이 상당수 존재한다. 진보 진영에선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인터넷상 표현에 대한 국가 규제, 각종 정치적 표현에 대한 형사규제 등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을 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게다가 한국사회에서 ()차별금지법역할을 하는 국가인권위원회법이 시행되고 있다.

 

한국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 등 시공간 제약 없이 의사소통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됐다.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에 해악을 초래하는 표현에 대해 집단지성과 자정능력을 통해 그 해악을 얼마든지 해소할 수 있다.16)

 

만약 에이즈를 확산시키는 남성 간 성행위자들과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한 사이비 교주들, 북한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반사회 세력은 혐오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싶다면 더 큰 공익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이걸 법적 용어로 표현의 자유의 우위 추정이라고 한다. 표현의 자유가 다른 법익에 대해 양보해야 한다면 다른 법익이 우위를 차지한다는 것에 대해 보다 엄격하고 납득할 수 있는 논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17)

 

쉽게 말해 동성애·이단·이슬람 비판을 혐오표현이라는 이름으로 낙인 찍고 제한하려면 동성애·이단·이슬람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동성애·이단·이슬람 비판보다 더욱 높은 위치에 있는 공공의 이익이라는 법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정소영 미국변호사는 혐오표현규제법과 차별금지법은 개념의 모호성 때문에 건전한 사회 윤리에 반하는 세력들에게 악용될 소지가 매우 높다면서 만약 양심과 신앙, 표현의 자유를 정말 제한하고 싶다면 사상의 경쟁 메커니즘에서 자신의 권리가 더욱 우월하다는 걸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6  성중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헌심사기준의 재정립 문제’, 306, 2015 변호사(48), 2015.

17  한지혜, 명예훼손의 법리, 서강법학 제9, 297, 2, 2007.

 

. 내 표현은 자유-네 표현은 규제

앞에선 표현의 자유 외치며, 뒤에선 반대 표현 규제

 

 

한국게이인권단체 친구사이’,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등 속칭 인권 운동가들이 2012표현의 자유를 위한 정책 제안 보고서’(표현의자유를위한연대)를 출간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한 권의 책 안에서 주장이 서로 충돌하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앞쪽에선 국가 규제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더욱 확충해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주장했지만 뒤쪽에선 동성애자 등을 비판하는 표현은 규제해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 제한을 주장했다. 쉽게 말해 자신들의 목소리는 확충해야 하지만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동성애 비판이 명백·현존하는 위험에 해당된다고?

 

표현의 자유는 정신적 자유권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민주사회의 초석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헌법상 최대한 보장을 받는다. 이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면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clear and present danger)’임을 증명해야 한다.18) 국가 존립과 안전을 위협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해악을 끼칠 만한 분명한 위험성이 있는 과도한 표현을 할 때만 이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다.

 

그러나 동성애나 종북·사이비 종교에 대한 비판, 단순의견·감정표현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도 혐오표현 규제론자들은 혐오표현의 대상을 소수자로 한정시키고 소수자 혐오의 문제가 되는 지점을 정확하게 짚어내 정교하게 도려내야 한다고 주장한다.19)

 

지영준 변호사(법무법인 저스티스)동성애자나 사이비 신도, 좌파사상가들이 자신의 표현은 최대한 보장받아야 한다면서도 자신들에 대한 비판이나 반대표현에 대해선 혐오죄를 만들어서라도 처벌해야 한다며 자가당착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위 혐오표현을 정말 규제하고 싶다면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퇴출시키면 된다고 충고했다.

 

18 성낙인, 표현의 자유, 헌법재판연구 6, 180~181, 1995.

19 홍성수, 말이 칼이 될 때, 20, 어크로스, 2018.

 

성소수자 혐오? ‘성소수자범위가 도대체 어디까지인데?

 

문제는 혐오표현의 대상인 소수자 범주조차 한국사회에서 명확하게 합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혐오표현 규제론자들의 기준에 따르면 소위 성소수자 범주에는 동성애자, 양성애자, 수간자, 근친상간자 등이 포함된다. 소수 종교 신도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신도 등이, 소수 사상가에는 종북주의자 테러리스트도 포함된다.

 

만약 이들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 혐오로 둔갑해 낙인찍히면 성도덕 문란과 사교(邪敎) 유행, 사회전복을 꿈꾸는 급진적 사상의 유입으로 공동체에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은 표현의 자유를 활용해 공론의 장에서 잘못된 사상을 비판한다20)(표 참조). 정부와 결탁하려는 이단세력을 견제하고 고위 공직에 침투하려는 종북주의자를 감시한다. 그리고 기독교인들은 신앙의 자유에 근거해 이단과 동성애, 과격 이슬람을 비판하며 정신적 자유를 실현한다.

 

    

 

이정훈 울산대 법학과 교수는 서구사회에선 혐오표현 규제논리가 오히려 해당 구성원들에게 피해자 의식을 갖게 해 하찮은 문제에 너무 집착하도록 만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혐오표현 규제는 새로운 형태의 검열로, 이 논리에 따라 소위 소수자들이 소송을 남발할수록 사회적 지위가 추락하고 사회에서 분리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 김우성, 표현의 자유의 영역, 저스티스 통권 제153, 29, 20164.

 

. 결론

표현·양심·종교·학문자유 제한하려는 시도에 강력 맞설 때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률의 원래 기능 중 하나는 금지 행위에 대한 억제기능(deterrent effect)이다. 그러나 소위 혐오표현의 규제를 위한 모호한 법규나 표현물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인 심사 처벌은 억제효과를 넘어 표현에 대한 위축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위축효과가 나타나면 민주국가에서 반드시 필요한 민주적 여론형성의 분위기가 국가의 개입으로 왜곡될 소지가 있다.21)

 

만약 특정 표현을 제한한다면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자의가 개입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동성애 동성혼, 주체사상, 사이비 종교집단 등에 관해 개인적 견해, 정당한 비판까지도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

 

<>소위 혐오표현 규제에 대한 찬반 입장22)

 

 

동성애 동성혼, 주체사상, 사이비 종교집단 등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도움이 되면 됐지 실질적 해악을 끼치지 않는다.

 

명백한 위험성이 발생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 세미나, 토론회 등에서 개인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선전행위보다 훨씬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행위다. 하지만 혐오규제론자들은 이런 비판이 폭력을 부추기는 선동에 해당된다고 주장한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선량한 시민, 기독교인은 동성애 동성결혼을 비판하지 않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 사상 양심에 따라 적법한 테두리 안에서 비판한다.

 

그런데도 이걸 혐오로 낙인찍는다면 사상·양심·표현의 자유를 자유롭게 형성, 유지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23)

 

 

21 임영덕 김형성, ‘위축효과에 대한 비교법적 고찰, 성균관법학 제212, 23, 20098.

22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인터넷에서의 혐오표현 규제개선방안 연구’, 30~33, 201612.

23  백상현, 가짜 인권 가짜 혐오 가짜 소수자, 278, 밝은생각, 2017.

 

 

헌법이 두텁게 보장하는 양심·사상·종교의 자유

 

동성애에 대한 비판은 백인우월주의(KKK) 단체처럼 인종차별도 아니고 개인이나 집단을 직접 위협할 목적에서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동성애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동성애가 보건적, 윤리적, 신학적 문제가 크기 때문에 헌법이 두텁게 보장하는 양심·사상·종교·표현의 자유에 근거해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해 비판한다.

 

하지만 동성애자들과 동성애 옹호세력, 혐오표현 규제 옹호 학자들은 성적취향을 차별금지 사유에 집어넣고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해하는 혐오표현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24) 결국 혐오라는 이유로 처벌하려는 것은 행위로 인한 외부위험성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장과 행위 내용을 문제 삼아 처벌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보편적 권리다.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211항이 언론·출판의 자유, 집회의 자유와 함께 표현의 자유를 명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표현의 자유는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자유다.25)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여론의 자유로운 형성과 전달에 의해 다수의견을 집약시켜 민주적 정치질서를 생성,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므로 표현의 자유, 특히 공익사항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헌법상의 권리로서 최대한 보장을 받는다.26)

 

민주정치에 있어서 정치활동은 사상, 의견의 자유로운 표현과 교환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므로 언론·출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주의는 시행될 수 없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나라는 엄격한 의미에서 민주국가라 하기 어렵다.27)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왕조국가인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과 달리 자유롭게 자신의 견해를 밝힐 수 있다.

      

24  이광진, 혐오표현과 표현의 자유, 법과 정책연구 제17집 제1, 20173.

25  대법원 2016.3.10. 2012105482.

26  대법원 1998.7.14. 9617257.

27  대법원 1992.11.12. 89헌마88.

 

혐오표현 규제생각까지 사전검열하겠다는 발상

 

대한민국 국민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따라 비판, 토론 등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표현의 사전검열은 철저히 금지된다.

 

이런 상황에서 혐오표현 규제론자들이 내놓는 혐오표현 처벌논리는 빈약하다. 국가나 사회에 단지 해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성향을 띠고 있다는 것만으론 사실상 표현규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이 고도로 명확하고 해악이 명백하며 현실적인 위험성이 입증된 경우에만 아주 제한적으로 허용된다.28)

 

오늘도 동성애, 이슬람, 이단 세력은 가짜 인권, 가짜 혐오, 가짜 소수자 논리를 앞세워 혐오표현 규제논리를 한국사회에 유포시키고 있다. 동성애와 이슬람, 이단세력이 아무리 인권, 차별, 혐오, 소수자 혐오논리를 펼친다고 해도 건전한 비판에서 제외될 수는 없다. 수많은 시민들의 마음 속에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 즉 양심이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혐오’, ‘차별’,

혐오표현규제법등 사전검열 수단으로 표현·양심·종교·학문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시도 앞에 이론적으로 중무장하고 당당하게 맞설 때다.

 

28  성중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헌심사기준의 재정립 문제, 311, 2015 변호사(48), 2015.


[이 글은 월간 JESUS ARMY 20184월호에서 옮겨 실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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