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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 공방

뉴스윈코리아 기자2017.12.08 00:35:32



                                                                                                                    이 상 원 연구위원

                                                                                                                     문화, 미디어 선교

 

11월 현재 대한민국에서 북한의 핵 문제보다 더 뜨거운 것이 낙태 문제이다. 왜 갑자기 핫이슈가 되었는지 알 수 없다. 현 정부의 국면 전환용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국내 최대 종교인 기독교와 천주교가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낙태 문제의 발단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 합법화 및 도입을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 총 235372명이 참여한 것이다. 청와대는 청원 참여인이 30일 이내 20만 명을 넘으면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이 공식 답변한다고 했다.

 

이 청원은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여성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한다며 낙태죄를 폐지하고 자연유산 유도약 판매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마련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5년 만에 다시 낙태죄 위헌 여부 심리

 

헌재는 지난 28일 형법 2691항과 2701항이 위헌인지를 확인해달라는 헌법소원 사건을 접수해 심리 중이다. 형법 2691항은 임신한 여성이 낙태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자기낙태죄조항이고, 2701항은 의사가 임신한 여성의 동의를 받아 낙태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는 동의낙태죄조항이다.

 

헌재가 낙태죄 위헌 여부를 심리하는 것은 20128동의낙태죄규정이 합헌이라고 결정한 뒤 5년만이다. 당시 재판관 8명인 가운데 4명이 위헌 의견을 낼 정도로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그러나 위헌정족수인 6명에 못 미쳐 합헌결정이 내려졌다. 헌재는 태아는 그 자체로 모()와 별개의 생명체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경우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생명권이 인정돼야 한다면서 합헌으로 결정했다.

 

반면 위헌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임신 초기의 낙태까지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임신부의 임신 유지 여부에 대한 자기결정의 영역을 전혀 존중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자기낙태죄 조항으로 제한되는 임신부의 자기결정권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내며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강조했다.

 


낙태 찬반 논란에 기름을 부은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는 작년 923일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비도덕적 진료행위의 구체적인 유형을 정하고,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관계 행정처분규칙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임신중절수술(낙태)을 포함시켰고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한 의사의 자격정지 기간은 기존 1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의료계와 여성계의 격렬한 반대로 무산되었다. 이것으로 인하여 낙태죄가 헌재에 다시 위헌 심사에 오르게 되었다.

 

한국은 낙태가 법적으로 엄격하게 금지된 나라다. 임신부에게 심각한 건강상 문제, 유전적 질환, 강간·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일 때만 낙태를 허용한다(모자보건법 14).

그러나 실제로 연 17~35만 건의 낙태가 이뤄지고 있다.

   

 

낙태법은 1953년 제정되었지만, 1960년부터 1996년까지 펼쳐진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으로 낙태는 공공연히 장려됐다.

실제로 낙태죄로 처벌받은 사람이 거의 없어 사문화(死文化)’된 상태와 다름없었다.

모자(母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모자보건법은 1973년 제정되었다.

 

낙태 실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낙태건수는 200534만건, 200824만건, 2010168000건으로 감소 추세다.

하지만 OECD 34개 회원국 중 출생아 대비 낙태건수가 가장 많은 나라이다. 가임기 여성 1000명당 낙태 건수를 보면 일본이 13.4, 미국이 21.1, 중국이 26.1건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29.8건에 달하고 있다.

또 전국 산부인과의 약 80%가 불법 낙태 수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과 2010년의 낙태 건수를 비교해 보면, 수치상으로는 5년 만에 낙태가 절반으로 급감한 것처럼 보이지만 2009년부터 불법 낙태 단속이 강화되면서 수술이 음성적으로 행해져 통계에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 낙태 수술의 95%는 불법으로 추정된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서 올해 초 발표한 인공임신중절 국내외 현황과 법적처벌의 문제점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인공임신중절은 하루 3000, 일 년에 110만건으로 2005년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수치의 3배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낙태가 불법이다 보니 병원 측에서 공개를 꺼려 조사하는 기관마다 통계가 들쑥날쑥하며, 낙태가 합법화된 일본 의사회에서도 낙태 수술 건수를 물어보면 1건도 없다며 대답을 기피한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낙태죄로 기소된 건수는 20149, 201521, 201632건이며,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낙태죄에 대해 1심 법원이 유죄로 판단한 사건은 20148, 201514, 201624건으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보건복지부의 2015 인공임신중절 국민인식조사에서는 가임기 여성 중 인공임신중절 경험을 한 여성은 19.6%로 나타났다. 사유로는 원하지 않는 임신43.2%로 가장 높았으며, ‘산모의 건강문제16.3%, ‘경제적 사정’ 14.2%, ‘태아의 건강문제’ 14.2%, ‘주변의 시선’ 7.9%, ‘부모가 될 자신이 없어서3.7% 순이었다. 이미 많은 여성이 음지에서, 불법적으로, 안전하지 못하게 임신중단 수술을 받거나 검증되지 않은 약 복용으로 임신중단을 선택하고 있다는 뜻이다.

    

 


낙태죄 폐지 입장

 

다음은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낙태죄는 원치 않는 임신의 책임을 여성에만 전가하는 불평등한 법이며 여성의 몸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전근대적 법률이다. 낙태죄의 폐지는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한 여성의 공포와 강요된 죄의식을 없앨 것이며 여성에게 더 존엄한 삶을 가져다줄 것이다.

낙태를 하고 싶어 하는 여성은 아무도 없다. 100% 피임은 없기 때문에 낙태수술과 낙태약이 허용되어야 한다. 남자는 낙태죄로 처벌받지 않는다. 여성만 처벌하기 때문에 불합리하다. 낙태를 요구하는 남성에 대한 처벌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

 

지금처럼 낙태가 불법으로 규정되면 성교육 안에 낙태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수가 없다. 원치 않은 임신을 했을 때 누구와 의논해야 할지, 불가피한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런 기초적인 이야기들이 성교육에 없다.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겪는 일인데 말이다. 낙태가 제도적으로 비범죄화 되어야 제대로 된 교육도 할 수 있고 잘못된 토대도 바꾸어나갈 수 있다.”

 

모자보건법에 의해 인공임신중절수술이 허용되어도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기에 빠른 시일 내에 수술을 할 수 없다. 때문에 환자는 초기 수술시보다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미성년자의 임신, 성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고소를 꺼리는 경우, 계획에 없던 임신 등 법적용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국가가 태아의 생명권을 이유로 낙태를 법적으로 처벌하면서도, 태아의 생명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 낙태법과 사람들의 시선으로 인해 몇몇 여성들은 옷걸이나 초산 등을 이용해 안전하지 못한 낙태를 시도한다. 수술 이후 심한 출혈이 있어도 낙태가 불법이기 때문에도움을 요청하거나 시술한 의사에게 항의할 수 없다. 때문에 정부는 보다 안전한 시술을 위한 의료진 교육과 미프진 사용을 보장하고, 누구나 안전하고 건강하게 임신을 중단할 수 있도록 최선의 의료적 선택지와 의료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낙태죄 유지 입장

 

태아의 생명보호를 주장하는 교계와 생명윤리단체들은 낙태합법화를 반대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수정 순간부터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영혼을 소유한 존엄한 생명이 시작된다는 생명관을 확고하게 견지한다. 낙태죄 폐지를 찬성하는 자들은 원치 않는 출산이 출산 당사자와 태어나는 아이 그리고 국가 모두에게 비극적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비록 원치 않는 출산이라 할지라도 얼마든지 엄마와 아기는 깊은 모정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오늘날처럼 출산율이 저하되어 인구가 줄어드는 시점에 한 명의 생명이라도 건강하게 탄생해 삶을 이어가는 것은 국가적인 축복이 된다고 반박한다.

 

천주교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사실상 엄마 배 속의 태아와 배아는 인간 생명,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이다. 배 속에 있어서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이런 생명을 없앤다는 건 살인이나 마찬가지이다. 여성계에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주장하면서 낙태를 찬성하고 있는데, 자기결정권에 독립된 한 생명을 죽일 수 있는 권리까지는 없다.”고 주장한다.

 

낙태반대운동연합인간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보호하는 것은 우리가 지녀야 할 기본적인 책임이다. 낙태는 태아의 생명을 제거하는 것뿐 아니라 낙태를 행하는 여성에게도 육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피해를 끼친다자궁 속 아기는 여성과는 독립된 자녀다. 여성 등 모든 인간에게 자기결정권이 당연히 있지만 태아는 자기라는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생명의 시작이 언제인가, 낙태를 해도 되느냐 안 되느냐는 개인의 취향이나 견해, 또는 대중의 여론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생명과학 전문가인 의사들이 연구한 팩트를 따라야 한다. 결코 정치적인 힘으로 생명원칙을 무너뜨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결 론

 

낙태죄의 문제에 대해서는 태아의 생명권여성의 자기결정권중 어느 것이 윤리적으로 우선하냐는 물음으로는 서로 대립하는 제로섬 게임이 되고 만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낙태율을 가진 국가가 되고 말았다.

 

그 해결책으로는 생명, 가정 그리고 성()문화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가치관 정립이 필요하고, 예방적인 성교육과 산모의 출산 의지를 자극할 수 있는 국가적인 차원의 출산, 육아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낙태반대운동연합 김현철 회장의 제언으로 글을 맺는다.

 

임신 시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낙태를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태아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옳지 않은 해결방식이다. 정부는 출산 지원 정책에 보다 많은 예산을 들여 나은 보육환경을 만들고 피임률을 높이기 위한 홍보와 교육을 대대적으로 해야 한다.”

* 네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라 그리하면 여호와가 너희의 양식과 물에 복을 내리고 너희 중에서 병을 제하리니 (23:25)

 

* 네 나라에 낙태하는 자가 없고 임신하지 못하는 자가 없을 것이라 내가 너의 날 수를 채우리라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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